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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혈세 낭비한 거제시 거북선, 지자체에서는 활성화 방안 구상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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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혈세 낭비한 거제시 거북선, 지자체에서는 활성화 방안 구상도 안해

황민우 기자 | 기사입력 2023/07/20 [12:34]

20억 혈세 낭비한 거제시 거북선, 지자체에서는 활성화 방안 구상도 안해

황민우 기자 | 입력 : 2023/07/20 [12:34]

▲ 거제시는 총 두 개의 거북선을 운영해 왔다 ©거제시청 블로그

 

고철 폐기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거제시 임진란 거북선이 당초부터 활성화 방안도 수립하지 않은 채 방치되었음이 본지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거제시는 2013년부터 임진란 거북선 운영 조례를 도입했으나, 관광 활성화나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 없이 유지보수에만 급급하며 별다른 손을 쓰지 않았다는 비판을 비켜가기 어렵게 됐다. 

 

 

2007년 정책 공약으로 시작, 공개직후부터 애물단지

총 20억원을 들여 만든 임진란 거북선은 2007년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시절 이른바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을 추진했다. 전문가 고증을 거쳐 당대의 거북선을 복원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출발부터 외국산 소나무 사용, 용역 업체의 사기 논란 등으로 잡음이 많았다. 또한, 제작상의 문제로 해상에 띄워 관람을 유도하려던 당초 목적과 다르게 대부분의 시간 동안 육상에서 전시됐다. 

거제시는 2012년 경남도로부터 거북선을 인수받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이미 인수 당시부터 안전 부실 상태가 심각하여 한 번도 바다에 띄우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13년 조례 제정, 거북선 운영 목적도 명시 안돼

거제시에서는 2013년 '거제시 거북선 관리 및 위탁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거북선 관리에 힘써 왔다. 그러나, 해당 조례는 거북선 운영안이나 존재 의의에 대한 기본 목적과 활용 로드맵이 누락돼 있어, 조례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조례에는 운영과 관리에 대한 항목이 있으나, 임진란 거북선의 전시 목적과 의의에 대한 조항이 명시되지 않았으며, 관람료, 관광 효과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10년간 방치됐다는 것이다. 

 

▲ 여수시는 건조한 거북선을 관광 핵심지역인 이순신 광장과 인접하여 배치하고 홍보효과를 극대화했다  © 여수시청 홈페이지

 

 

여수는 관광 보조, 통영과 남해는 별도의 전시물로 운영하며 활성화 도모

이는 거제시의 거북선 운영을 타 지자체의 조례와 비교할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대한민국 자치법규시스템에 따르면 거북선을 전시물로서 운영하며 독자적인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남해군, 여수시, 통영시, 거제시 등 총 네 곳이다. 

 

거제시를 제외한 각 지자체는 해당 조례에서 거북선의 운영 의의와 목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여수시의 경우 조례 1조에서 거북선에 대하여 "여수시가 관광진흥을 위하여 건조한 여수거북선호의 효율적인 관리 및 위탁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여 관광진흥의 일환으로 거북선을 건조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여수거북선의 위치가 여수 관광의 핵심 지역인 낭만포차 거리와 이순신 광장에 인접하여 있어 목적과 부합하게 설치돼 있다. 

 

남해군은 '남해군 거북선의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 1조에서 해당 거북선이 충렬사의 부속물로서 충렬사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물임을 명시하고, 충렬사 운영의 일환으로서 관람료 징수와 운영 계획을 조례에 상세히 규정했다. 

 

한편, 통영시는 역시 '통영시 거북선 등 조선군선의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통해 거북선과 더불어 통영시에 설치된 조선군선을 일괄적으로 묶어 관리하는 조례를 제정했으며, 관람료 징수, 모금함 비치 여부 등 운영의 구체적인 사안이 조례에 수립되어 있어, 문화 전시와 거북선 인식 재고를 위한 관람시설로 그 역할이 확정돼있음을 알 수 있다.

 

 

시의회 안건 상정 고작 2회, 활성화 안건은 하나도 없어

거제시 임진란 거북선은 전시 당시부터 안전 부실로 논란이 많았던 전시물이었다. 이는 2013년 거제시 시의회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2013년 조례 제정 이후 거제시는 임진란 거북선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 모색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본지는 2013년 거제시의 해당 조례 제정부터 2022년까지의 거제시의회 의회록과 위탁 및 수의계약 현황을 조사하여 거북선 운영 방안에 대한 지자체의 행정 수행과 결과 보고서를 검토했다. 그 결과 임진란 거북선의 운영 활성화 방안에 대한 안건은 시정과 의회에서 한 건도 상정되지 않음이 드러났다. 

거제시 회의록을 들여다보면, 시의회에서는 2013년에 2차례 거북선에 관련된 안건이 올라와 있으나, 모두 위탁 운영, 조례 제정 등 행정적인 사안에 대한 안건이었으며, 이후 임진란 거북선 활성화에 대한 사안이 시의회에 논의된 문서가 없어, 거북선 운영과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 계약도 제대로 맺지 못한 채 철거 운명 맞이해

심지어 효율적인 운영 관리를 위한 위탁 운영도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3년 5월의 거제시의회의 의회록을 살펴보면, 임진란거북선 2호의 민간위탁관리 동의안이 가결됐으나, 당시부터 거북선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이 시의원에게서 지적되었으며, 안전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야 위탁 운영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결정되어, 위탁 운영이 표류하는 상태로 지속됐다. 시 내부에서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임에도, 이를 위탁할 민간업체를 적극적으로 선정하지 않으면서, 유지보수만 진행되며 방치나 다름없는 상태로 10년이 지난 것이다.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민원과 의견이 실질적인 거제시 임진란 거북선 관리와 운영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이번 임진란 거북선 고철 폐기 사건은 지자체가 관리해야할 전시 자원의 효율적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때 돌아오는 조세 낭비와 비효율을 보여주는 이정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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