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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악화’ 아우성에… 靑, 정책 수정 예고-세계일보

관리자 | 기사입력 2018/09/12 [20:14]

‘고용 악화’ 아우성에… 靑, 정책 수정 예고-세계일보

관리자 | 입력 : 2018/09/12 [20:14]

 

김동연 ‘최저임금 속도조절’ 발언 의미 /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큰 틀은 유지 / 내후년 동결·한자릿수 인상률 시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지목한 뒤 당·청 협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은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상징하는 정책이 된 지 오래다. 악화 일로인 고용·분배 상황 속에서도 청와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주요인이라는 시장의 아우성에 귀를 막은 채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한 것은 청와대의 정책 수정을 예고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날 김 부총리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뒷받침하는 언급을 한 것도 김 부총리의 발언이 사전에 조율됐다는 해석을 낳는다. 다만, 김 부총리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불가역적”이라는 단서를 달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큰 틀은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내후년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동결하거나 올리더라도 한자릿수 인상률에 그칠 것임을 시사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재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총리의 이날 언급은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이다. 통계청 8월 고용지표가 일자리 재난 수준으로 나온 데 따라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다시 한번 천명하면서 얼어붙은 고용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도 이날 “최저임금 문제는 소위 ‘어나운스먼트 이펙트’(공표 효과)가 크다”며 “최저임금 결정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을 통해 시장과 기업에 예측 가능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면서 그런 의도를 내비쳤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시장에서 최저임금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시그널이 있어야 고용이 회복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김 부총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곧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최근 5년(2013∼2017년)간 인상률 평균(7.4%)의 두 배가 넘는 16.4%가 적용되며 유례없는 인상폭을 보였다. 내년도 인상률도 10.9%로 결정되면서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을 보였다. 그러자 시장은 고용을 줄이는 극단적 조치로 반응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날 경제동향을 통해 “7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의 급격한 위축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라면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이 고용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경제동향 집필을 총괄한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통화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책의 취지가 좋고 향후 성과가 좋은 것과는 별도로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김 부총리의 이날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 발언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포함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우리 경제에 맞는 처방전이 아니라고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며 “소득주도성장이 역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을 재검토하자는 소신 발언으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세종=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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